고혈압, 관상동맥, 뇌졸중 질환 등의 심혈관질환은 주로 중년 이후에서 발생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살펴보면 2021년 심혈관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약 81%가 50대 이상이다. 하나 젊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상대적으로 수는 적지만 젊은 층에서 심혈관질환을 진단받는 사례가 꾸준히 있기 때문이다.특히 전문가들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있는 젊은 성인일수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로는 대표적으로 흡연, 만성질환, 가족력 등이 꼽히는데, 최근 연구를 통해 정신질환도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위험인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신질환 있으면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최근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20~30대 성인은 또래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박찬순 임상강사와 숭실대 한경도 교수 공동연구팀이 2009~2012년 사이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성인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연구팀은 정신질환 유무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확인하기 위해 20~30대 젊은 성인 약 650만 명을 우울장애, 양극성장애, 조현병, 불면증 등 10가지 정신질환 병력 유무에 따라 구분했다. 이후 약 7년 동안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을 추적 관찰했다.그 결과, 정신질환 병력이 있으면 심근경색 발생위험이 1.58배, 뇌졸중 발생위험이 1.4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 및 뇌졸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각 질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모든 정신질환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높였으나, 특히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및 물질사용장애 병력이 있으면 심근경색 위험이 각각 2.13배, 1.47배까지 증가했다. 뇌졸중 발생 위험의 경우 성격장애 및 조현병 병력이 있으면 각각 2.06배, 1.95배 증가했다. 반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및 섭식장애 병력은 뇌졸중 발생 위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최의근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았거나 받는 중인 젊은 성인에게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건강검진 및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함을 보여준다”며 “추후 정신질환 치료 시 심혈관질환 위험이 일반인 수준으로 정상화될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유럽심장예방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비만?이상지질혈증 있어도 주의해야비만하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에서 벗어난 경우에도 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이현정 연구팀은 20~30대에서는 비만도가 높을수록 심근경색의 위험이 비례적으로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박준빈 연구팀은 총 콜레스테롤 수치 상위 25%인 20~30대 성인은 하위 25%에 비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약 35% 높다고 밝힌 바 있다.이와 같은 국내 연구결과들은 젊은 성인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