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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데도 눈이 번뜩?...나이 들수록 아침 잠이 없어지는 이유

나이 들수록 초저녁 잠은 많아지고 아침 잠은 없어진다. 주말인데 새벽부터 눈이 저절로 떠지는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생리적인 이유가 있다.

나이 들수록 아침 잠이 없어진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나이가 들수록 숙면이 어려운 이유는 뇌 시상하부의 노화 때문이다. 시상하부는 시상의 아랫부분에 위치한 기관으로, 내분비계와 연결돼 수면과 각성, 생체리듬, 체온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시상하부가 노화하면 수면과 각성 주기가 깨지고 생체리듬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 변화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1. 체온조절 능력 저하우리 몸은 생체리듬에 맞춰 돌아가는데, 체온 또한 이 리듬에 맞춰 변화한다. 시상하부는 우리가 잠에 들면 체온을 1~2도 가량 떨어뜨리고 일어날 때 정상체온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체온이 낮아질수록 수면 욕구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상하부 노화로 체온조절이 적절히 안 되면 젊은 층보다 2~3시간 일찍 체온이 떨어지게 되고 정상체온으로도 일찍 돌아가게 만든다. 이에 따라 초저녁부터 잠이 오고, 새벽에는 일찍 깨게 되는 것이다.2. 멜라토닌 분비량 감소멜라토닌 분비량이 감소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된다. 수면 호르몬으로 알려진 멜라토닌은 잠자기 2시간 전부터 분비량이 늘어 자정부터 새벽까지 최고 농도를 유지하다가 해가 뜨면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아침에 빛을 쬐면 뇌의 멜라토닌 분비량이 억제되었다가 14~15시간 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다. 특히 체온이 떨어지고 빛의 노출량이 감소하면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해 수면중추를 활성화시킨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에서 분비되는데, 나이가 들어 이 기관이 퇴화하면 멜라토닌 분비도 줄어든다. 한 연구에 따르면 51~65세의 멜라토닌 최고 분비량은 20~35세의 절반, 65세 이상은 3분의 1에 불과하다.3. 서파수면 시간 단축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것도 아침 잠이 줄어드는 요인 중 하나다. 수면은 4단계를 일정주기로 반복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가장 깊은 수면인 서파수면의 시간이 짧아진다. 청소년기에는 서파수면이 전체 수면의 20%를 차지하지만, 중년에 이르면 3%까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얕은 잠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면 중 조그만 소리나 빛에 민감해져 수면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하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불규칙한 수면 리듬이 지속될수록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면 리듬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꾸준히 운동하고,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자기 전 흡연이나 음주는 삼가고,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식도 먹지 않는 게 좋다. 초저녁에 불을 밝게 키고 있는 것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기 때문이다. 수면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전문가와 상담하여 소량의 수면제를 먹거나 인지행동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신홍범 원장(코슬립수면의원)은 “수면제는 일단 잠을 잘 수 있게 해주지만, 지속적으로 복용할 경우 수면제에 대한 의존성이 생긴다”며, “약을 끊으면 다시 잠을 잘 수 없게 되고 점차 높은 용량을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따라서 4주 이상 수면제 처방으로 해결되지 않는 수면장애 환자에게 인지행동치료를 권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잠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신홍범 원장 (코슬립수면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